한국경제

오미영 "말 잘하는 사람이 성공한다" 며칠 전 TV뉴스기사 가운데 하나로 등장해 눈길을 끈 내용이다. 종래에는 정치인 등 일부 계층 사람들이나 필요로 할 것이라고 믿었던 화법 강의에 일반인들이 크게 붐비고 있다는 얘기였다. 말을 조리 있게 잘하고 의사표현을 정확히 할 수 있는 능력이 사업적 성공과 직장에서의 출세를 좌우한다는 인식이 점차 확산되고 있는 것이 그 요인이란 설명이었다. 나는 그 기사를 접하면서 무릎을 탁치는 심정이 되...

한국경제 | 1999.09.14 00:00

이수호 며칠전 언론을 통해 방학중 친척을 방문한 10대 재미교포 자매가 쇼핑을 갔다가 12일째 소식도 없이 실종되었다는 소식을 접했다. 당시에는 참 안되었다는 생각으로 지나쳤는데 며칠후 실종이 아니라 돈을 벌겠다며 가출한 것으로 밝혀졌다. 그 소식을 접하며 도대체 그 어린 소녀들로 하여금 무엇이 돈을 벌기 위해 가출을 결심하도록 했을까, 또 그 나이로 무엇을 해서 돈을 벌겠다는 것인가 라는 생각이 떠나지 않았다. 우리사회의 맹목적...

한국경제 | 1999.09.13 00:00

강은교 9월이다. 한 낮은 아직 덥지만 어느 새 아침 저녁 바람은 신선하다. 그동안 어디에 몸을 숨기고 있었는지 귀뚜라미 소리도 요란하게 울린다. 요즈음 다롬도 가을을 타느라 그런지 털이 많이 빠진다. 다롬이 누구냐고? 다롬은 우리집에 있는 강아지 이름이다. 지난 1월부터 키우기 시작했으니 우리의 인연도 꽤 오래되었다. 그런데 가만히 있다가도 누군가 오면 정신없이 짖는다. 내가 야단을 치면 나를 향해 거의 "처절하게" 짖는다. ...

한국경제 | 1999.09.10 00:00

벤처바람이 다시 거세게 불고 있다. 90년대초 불었던 벤처바람이 극소수의 성공적 기업을 만들어 내는데 그쳤다면 지금의 열기는 기존 혹은 신생 벤처기업을 가리지 않고 실질적인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이 열풍은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그 이면에는 지난 몇년동안 벤처기업 육성을 위해 관련 제도를 다양하게 변화시킨 정부의 노력이 뒷받침돼 있다. 코스닥시장의 활성화, 스톡옵션제도의 도입, 주식분할의 허용 등은 이러한 제도 변화중 가장 주...

한국경제 | 1999.09.09 00:00

광란의 선율 글램 록(glam rock)은 변덕많은 10대들에 의해 버림 받은 70년대의 문화코드다. 마크 볼란이라는 영국의 괴짜가 전파시킨 이 음악은 미국으로 건너가 범속을 거부하는 청소년들의 반항기질을 파고들어 한때 전성기를 구가했다. 그중의 유명한 곡 하나가 데이빗 보위가 부른 "벨벳 골드마인(Velvet Goldmine)"이다. 정신병자같은 이상한 몸놀림에 몽유병자의 헛소리같은 음률에다 선정적인 가사때문에 지탄받기도 했던 이...

한국경제 | 1999.09.09 00:00

서울의 지하철 2호선에 선릉역이 있다는 건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지만, 선릉에 조선조 9대 임금인 성종이 모셔져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흔치 않다. 여기에는 성종의 능뿐만 아니라 그의 둘째 아들 중종의 능인 정릉도 함께 있어 선정릉이라 부르며, 사적 제199호로 지정되어 있다. 성종은 13세라는 어린 나이에 왕위를 물려 받았음에도 탁월한 능력과 지도력을 발휘하여 재임 25년 동안 수많은 치적을 남겼다. 경국대전을 완성하여 조선의...

한국경제 | 1999.09.08 00:00

오미영 자정을 기해 휘발유 값이 인상된다는 보도가 있던 날 저녁, 서울 강남의 한 주유소 앞에 장사진을 이룬 차량 행렬 때문에 주변 교통은 말이 아닐 지경이었다. 그 가운데 끼여 오도가도 못하는 짜증스러운 처지가 됐던 나는 "인상 전 금액으로 단 1회 주유할 수 있을 뿐인데 그 이득은 과연 시간 비용(교통체증 유발로 뺏은 타인의 시간까지 포함해서)과 견주어 볼 때 가치가 있는 것일까" 자못 의문스러워졌다. 이런 말을 한다고 해서 ...

한국경제 | 1999.09.07 00:00

이수호 터키에서 일어난 대참사를 지켜보면서 떠오르는 단상들이 있다. "마른 하늘에 날벼락"이 조금도 이상하지 않은 사회. 근대화의 길을 숨가쁘게 달려와 이제 풍요사회를 이루었다고 자축하는 순간 마른 목을 축일 한 바가지의 물조차 남아있지 않았다는 사실에 경악하게 되는 현실. 어디 먼 나라 얘기가 아니다. 성수대교, 삼풍백화점 붕괴 등 한국사회도 온갖 위험(RISK)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 본래 위험(RISK)이라는 말은 17세...

한국경제 | 1999.09.06 00:00

강은교 전화가 왔다. 육필 시집을 내려고 한다는 것이었다. 나는 처음에는 거절했다. 왜냐하면 그 원고를 다 손으로 써야 한다는 생각을 하자 좀 한심한 생각이 들었고, 거기다 만년필을 어디다 두었는지 순간 생각이 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또 파카 잉크도-. 그러고 보니 나도 어느 새 "워드"에 익숙해진 모양이었다. 컴퓨터 앞에 앉지 않으면 글 한 줄도 쓰지 못한다니-. 서서히 "그것"의 그림이 내 앞에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그...

한국경제 | 1999.09.03 00:00

요즘 극장가에선 사납고 드센 여주인공들의 위세가 대단하다. 이들은 소위 "팜므 파탈"로 불리는 반남성의 낭자군이다. 남자를 배격하는 정도가 아니라 경우에 따라선 아예 제거대상으로 삼는다. 60년대 프랑스 영화비평가들이 미국의 B급 범죄 스릴러에 femme fatale라는 용어를 썼을 때만 해도 이에 해당되는 여주인공은 남자를 곤경에 몰아 넣는 "위험한 여인"정도의 의미만 갖고 있었다. 그러나 요즘 스크린에 등장하는 "팜므 파탈"은 단...

한국경제 | 1999.09.02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