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검색

공원이나 고궁에서 일상적으로 볼 수 있는 풍경이 하나 있다. 웨딩드레스로 성장하고 두꺼운 화장을 한 신부와 어색한 표정의 신랑 모습이다. 바람 불고 추운 날에도 신부는 대체로 어깨의 맨살을 드러내고 사진속의 주인공이 되기 위해 추위와 뭇시선을 견디며 억지 사랑을 연기한다. 신랑도 평생에 한 번 뿐인 행사를 무사히 치뤄내야 한다는 결의로 연출자가 시키는대로 신부의 볼에 입술을 대기도 하며 낯뜨거운 영화의 한 장면을 모방하느라 애쓴다....

한국경제 | 1999.03.12 00:00

어느 사회이건 파벌과 인맥이 있게 마련이다. 38년간이나 지속된 이른바 "55년 체제"의 일본 자민당 정권도 계파끼리 정권을 주고 받는 "사촌간의 정권교대"였다. 가까운 사람끼리 뭉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며 이를 무조건 부정적으로 볼 것만은 아니다. 그러나 그것이 조직의 발전을 가로막고 구성원 상호간의 갈등으로 번질 때에는 사정이 다르다. 이런 조직에서는 상사가 부하를 평가하거나 일을 맡길 때 열심히 일하는 사람보다는 자기와 ...

한국경제 | 1999.03.11 00:00

... 후에는 합리적인 통화정책으로 국가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그의 해박한 지식과 뛰어난 판단력은 엄청난 독서량에서 비롯된다. 그가 일에 쫓기는 샐러리맨과 젊은 세대, 여성독자들을 위해 집필하는 ''전철환 한은총재의 독서에세이''를 월 2~3회 싣는다. 필독서로 꼽힐만한 국내외 명저들을 통해 세상을 보는 눈을 한층 넓혀줄 것으로 기대된다. ----------------------------------------------------------------------- ...

한국경제 | 1999.03.10 00:00

정혜숙 우리는 매일 누군가와 끊임없이 커뮤니케이션을 한다. 말과 글 그리고 몸짓과 표정을 이용한다. 상대방에게 내 뜻을 전달하기 위함이다. 인류는 오래 전부터 약속된 상징(Symbol)을 만들고 이 상징을 통해 의미를 전달하거나 공유해 왔다. 이것이 커뮤니케이션이다. 커뮤니케이션 도구로는 가장 진보된 형태가 말과 글이다. 말은 사람이 동물과 가장 뚜렷하게 구별되는 점이다. 사람은 이에 머물지 않고 멀리 있는 상대에게도 의사를 전...

한국경제 | 1999.03.10 00:00

여러 곳에서 인용되는 "과도기"라는 말은 결코 낯선 단어가 아니다. 과거의 질서에서 새로운 질서로 옮겨 가는 과정에서 규칙이나 원칙이 미처 정착되지 못해 혼동이 있는 시기에 흔히 쓰여진다. 또 급격한 변화로 인한 잘못이나 부작용을 정당화시키려는 의도로 사용되기도 한다. 오늘날 진정한 의미의 과도기가 과연 존재하는 것일까? 우리나라의 경우 경제적으로 불과 50여년 만에 농경사회에서 산업사회를 거쳐 고도의 정보화 사회에 돌입했다. 정...

한국경제 | 1999.03.09 00:00

지난 한 해 우리는 많은 외국기업들의 합병사례를 보았다. 합병의 규모도 엄청나게 커지고있으며 우리에게 익숙했던 많은 기업들이 합병을 통해 새로운 기업으로 탄생하고있다. 세계자동차산업의 구조를 크게 뒤흔들어 놓은 다임러 벤츠와 크라이슬러의 합병, 석유메이저 엑슨과 모빌의 합병, 시티은행그룹과 트래블러스 금융그룹 의 합병, AT&T와 TCI의 합병 등이 대표적인 메카톤급 합병사례이다. 서울은행과 신탁은행의 합병사례에서 보듯 우리나라에서는...

한국경제 | 1999.03.08 00:00

지금은 그런 고객이 많지 않지만 불과 얼마전만 해도 외제라면 거의 맹목적 이다시피 선호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들의 변은 "국산은 결코 외제의 품질을 따르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상당수의 고객은 오래된 편견 때문에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것이지만 지금도 외제를 찾는 사람들의 변은 그때와 크게 다르지 않다. 이제는 해외에서는 물론 내수시장에서도 외제와 동등한 위치에서 경쟁해야 하는 시대가 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편견이든 아니든 고객들의 생...

한국경제 | 1999.03.08 00:00

17세기 네덜란드의 화가 렘브란트는 자화상을 셀 수 없이 그렸다. 처음에는 못생기고 추한 부분을 가리려고 그림자나 다른 장식 같은 걸로 감추다가 나중에는 생긴대로 그렸다고 한다. 그것은 당시를 지배하던 아름다움의 전형과 완전히 다른 새로운 종류의 아름다움을 창조하는 계기가 됐다. 못생긴 몸과 추한 얼굴을 드러내어 장점과 약점을 모두 지닌 게 우리 인간 이라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사람들에게 친근한 감동을 주었으며 이것은 부르주아 계급 ...

한국경제 | 1999.03.05 00:00

얼마전 사법시험 면접위원으로 위촉돼 40명의 수험생을 면접했다. 검찰을 지망하겠다는 수험생들에게는 검찰청법에 규정돼 있는 검사동일체 원칙과 관련한 질문을 던졌다. 그런데 놀랍게도 대답이 천편일률적이고 정답을 말하는 수험생이 한사람도 없었다. "검사가 돼 어떤 사건을 수사한 결과 혐의가 없어 불기소처분 의견으로 결재를 올렸는데 상사가 기소하라고 한다. 당신은 어떻게 할 것인가" "상사를 설득해 제 의견을 관철시키겠습니다" "상사가 ...

한국경제 | 1999.03.04 00:00

정혜숙 며칠전 친구들을 만났다. 그중 한 친구가 "중학생인 아들이 "자바"라는 것에 온통 정신을 쏟아 공부에 방해가 될까봐 컴퓨터를 뺏어버렸다"는 말을 했다. 중학생이 컴퓨터 언어 중에서도 차세대 고급언어인 자바를 만질 정도면 놀라운 일인데 친구는 그 가치를 전혀 모르고 있었다. 정보통신의 발달로 세상이 격변하고 있다. 특히 인터넷은 우리의 기존 상식을 깨고 있다. 경험하지 못한 전혀 다른 세계를 열어간다. 유능한 사람을 판단하...

한국경제 | 1999.03.03 00:00